
커핑 방법은 누가 정하죠? BB Letter #004 | 2021. 4. 21. 네 번째 레터입니다. 매번 떨리는 마음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잘 보고 계신가요? 오늘은, 지난 레터에 보내주신 질문 중에 ‘여러 다른 커핑 방법을 비교해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에 생각나는 데릭의 글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우선 데릭 소개부터 해야겠네요. 제 옆옆 자리에 앉아있는 데릭은 로스터리 Lab의 수석연구원 입니다. 무게감있는 직함과는 달리 실험 설계만큼이나 수다에도 일가견이 있어요. 근무 시간동안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글로도 쏟아져 나옵니다. 주간커핑 결과나 실험결과처럼 일의 진행현황을 공유해주기도 하지만, 자가발전 에세이들도 있어요. 궁금한 걸 리서치해보다가 드는 생각을 정리해 메일로 공유해주는데 이게 정말 재밌어요. (앞으로 자주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저는 이번 질문 덕분에 다시 읽어보면서 우리가 왜 이런 방식으로 커핑하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는데요. 관심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레터는 누가 읽어보면 좋을까요?
오늘 이야기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커핑 프로토콜에 대한 궁금증 BB의 커핑, 왜 그렇게 하나요? 내용이 꽤 길어서 두 편에 나눠서 전해드릴게요. 오늘은 첫 번째, 커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데릭의 <커핑 프로토콜에 대한 궁금증>으로 바로 뛰어들기 전에, 제 친구가 같이 읽는다면 물어볼 것 같은 질문에 답해보려고요. 이미 아는 얘기라면 편하게 스킵해주세요. 바로 읽기
프로토콜? 그게 뭐예요?
‘방법에 대한 약속’입니다. 그러니까 ‘커핑 프로토콜’이라고 하면, ‘커핑은 이런 방법으로 하자’는 약속인 거죠. 예를 들어 원두:물 비율은 1:18로 하자. 물 온도는 93-95도 사이로 맞추자. 몇 분부터 맛보기 시작하자. 이런 식으로요.
음..그냥 각자 맛보면 안돼요?
그러게 말이에요. 그저 커피 맛을 보고 싶은 건데 왜 여러 장의 문서를 읽어야 하는 걸까요. 혼자서 한 번만 맛보기 위한 거라면 사실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평가에 의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어제와 오늘, 같은 원두와 물 양을 지켜야 '농도 차이'가 아니라 '재료(커피)의 차이'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겠죠. 어제와 오늘 동일하게 물 온도가 60도일 때 맛을 봐야 '온도 차이'가 아니라 '재료(커피)의 차이'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쉬운 말을 길게 했는데요. 커피 음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최대한 똑같이 맞춰서 ’같은 조건’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해야 A, B, C 커피 재료 차이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니까 − 반복해서 사용할, 다른 팀원이 해도 동일하게 진행할 하나의 방법을 정하는 겁니다.
방법은 누가 정하죠?
하나의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커핑의 목적이 뭔지, 어떤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여러 방법론이 있고요. 중요한 건 팀원들이 같은 방법을 따르면 되는 거예요. 다만, 우리 팀 내에서가 아니라 다른 회사와 함께 커핑해야 한다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과 언어를 따르는 게 필요하겠죠? 그럴 때는 스페셜티 커피협회(SCA)나 컵 오브 엑설런스(CoE)처럼 널리 알려진 공신력있는 기관의 커핑 프로토콜이 자주 사용됩니다.
빈브라더스의 기준은 뭐예요?
바로 그 얘기가 데릭의 글에 녹아있어요. 글로 들어가기 전에 BB가 생각하는 전제 혹은 의사결정기준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봤어요.
자, 이제 커핑 프로토콜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데릭 이야기로 한 번 들어가볼까요? 개비가 보내온 답장 레드폭스 개비와의 Q&A 개비의 커피 취향은? 개비의 인생커피는 뭔가요? (포) "2017년 12월 9일에 바리스타가 하리오 드리퍼 V60로 내려준 파나마 게이샤 커피였어요. 맛있어서 다시 마시려고 또 갔죠. 그 바리스타가 지금 제 남편이에요. 개비의 에콰도르 최애 농장과 커피가 궁금해요. (포) "자식 중에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묻는 것 같은 질문이네요! 농장에 있는 사람과 커피들이 다 멋지거든요. 그렇지만 꼭 얘기해야 한다면, 아노 코세Arnaud Causse가 운영하는 ‘테라사스 델 피스케Terrazas Del Pisque’ 농장을 꼽고 싶어요. 아노는 사막 한가운데에 커피 재배를 둘러싼 생태계를 구현해냈거든요. 여러 다른 수종의 나무들, 수분을 도와주는 벌들과 함께 만들어낸 생태계 덕분에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고 커피를 재배하고 있어요." __ 에콰도르, 커피 산지에서 한국 바리스타와 소비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생생한 에콰도르 이야기가 있을까요? (이팅) "에콰도르는 작은 나라고 커피 생산도 많지 않아요. 그래서 레드폭스와 거래하는 농부 중 대다수가 커피와 다른 작물을 함께 재배하고 있어요. 앞에서 얘기했던 아노Arnaud는 커피와 장미를 함께 재배하고 있는데요. 아노의 농장 ‘테라사스 델 피스케Terazzas Del Pisque’에서는 커피 나무들과 장미넝쿨이 함께 늘어선 사이를 걸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커피 산지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었나요? (베니) "여행하면서 커피산지 11개국을 다녀왔어요. 가장 큰 배움은 모든 산지는 다르다는 거였어요. 커피를 재배하는 방식, 기반시설, 주어진 자원의 상황이 나라마다 굉장히 달라요. 인접한 나라들이라고 해서 주어진 상황이 비슷할 거라고 가정하는 건 적절치 않아요. 예를 들어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재배 환경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소싱하는 저희에게 산지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재배하는 데 드는 비용도 차이가 많이 나죠." 언젠가 꼭 산지에서 생두 농사를 지어보고 싶어요!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까요? (포) "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커피 농장에서 일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자원봉사도 좋고요. 농사는 어려운 일이니까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경험과 지식을 갖추는 게 좋아요." __ 나의 루틴 & 커리어 방향 어떤 업무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나요? (로사) "메일 쓰는 일이요! 메일로 챙기는 일이 많아요. 거래처에 보낼 샘플 선정하기, 커핑에 대한 의견 주고받기, 거래 계약 관련 협의하기, 배송/물류 관련된 일까지." 생두 품질 변화를 어떻게 트래킹하는지 궁금해요. (케이브) "2-3주마다 생두의 수분활성도와 수분함량을 측정하면서 트래킹해요. 수치로 변화가 감지되면 맛을 보고요. 맛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면 품질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립니다." 커핑 테이블을 어떻게 구성하세요? 예) 프로세스별로, 품종별로, 국가별로? (케이브) "보통 원산지별 →가공법별 → 품종별로 나눠서 커핑해요. 비슷한 유형의 커피끼리 모아서 하고요. 가장 과일스럽고, 복합적인 커피를 마지막 순서에 배치해요."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로사) "지금 제 일이 너무 좋아서 계속하고 싶어요. 생두 세일즈 뿐 아니라 소싱 쪽에 더 관여하고 싶고요. 우리가 구매하는 커피 산지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생산자와 농장의 이야기, 커피 정보가 더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채널을 만드는 것처럼요. −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여러분 덕분에 저도 참 재미있는 경험을 했어요. 라이브커핑 영상을 보다가 구독자 분들 이야기로 개비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도 신선했고, 커피씬에서 일하는 먼 동료들과 커뮤니티로 연결되는 느낌이 반가웠습니다. 미국 수입업체에서의 생두 세일즈, 한국 로스터리 카페의 바리스타와 로스터. 직무와 일하는 환경 모두 다르지만, 걸어온 길이 남 얘기 같지 않고 위로가 되었다는 피드백이 있었는데 저도 무척 공감이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더 만들어보려고 해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커피인이 생각난다면 앞으로도 살짝 귀띔해주세요. 특정 사람이 아니라 궁금한 직무나 역할에 대한 문의도 대환영입니다. :)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소이 드림. 오늘 레터는 어떠셨나요? BB레터는 여러분의 피드백으로 자라갑니다. |
빈브라더스가 커피를 만들며 알게 된 것들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