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개 브랜드랑 같이? 왜, 어떻게 한 거예요?
#집콕커피챌린지, 그 뒷 이야기 BB Letter #014 | 2021. 6. 30.
독자님, 혹시 인스타그램에서 '#집콕커피챌린지' 해시태그 본 적 있으세요? 오늘은 그 챌린지를 기획하고 실행한 윤서영 마케터(이하 쿄쿄)의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지난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쿄쿄가 집콕커피챌린지 아이디어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해줬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입밖으로 내지 못했지만, 처음 떠오른 건 팔짱낀 방관자 같은 생각들이었습니다. 생각만으로도 미안했던 기억도 나요. '정말 멋지고 설레는 생각이다!! 그런데 번거로울 일 오만 가지가 떠오르네. 챙길 게 한둘이 아닐 것 같은데, 많은 파트너들과 단계마다 주고받아야 할 커뮤니케이션을 우리 팀에서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이게 우리 팀에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 3주만에 8,000개를 넘어선 수많은 분들의 챌린지 참여. 만나지 못하는 답답함을 창의적으로 승화하며 원격 어깨동무 해버리는 온기와 에너지. 스물 여섯 곳의 커피업계 동료들과의 연대감. 의료진에게 전달된 8,900여 잔의 커피까지. 가장 큰 장벽은 마음 속에 있었죠. 그걸 뚫고 나가준 쿄쿄의 실행력과 판을 키워준 김재윤 바리스타(이하 제이스)와 달려들어 실행해낸 마케팅팀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제로에서부터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행운을 혼자 누리기 아까웠는데, 마침 쿄쿄가 고민의 시작에서부터 마무리한 후의 소회까지의 뒷 이야기를 정리해준 걸 보고 독자 님에게도 들려드리고 싶어 바로 들고 왔어요. 오늘 이야기는 꽤 길지만, 이런 분들이라면 너무 좋아하면서 두 번 세 번 읽으실 것 같아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정답은 없고, 저희도 매순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걸음씩 나아갈 따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참고와 응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쿄쿄의 글을 전합니다. #집콕커피챌린지, 그 뒷 이야기 by 챌린지 기획자 & PM, 윤서영 마케터 Kyokyo 1. 고민하기 & 실행하기 고민하기 | 연락하기 | 기부처 찾기 2. 캠페인 3주간의 여정 시작 | 뻗어나가다 | 매듭짓기 3. 캠페인 종료, 그 후 끝을 알리는 방법 | 새롭게 열린 문 시작점은 작년 12월입니다. 밖에선 누굴 만날 수 없던 지난 겨울 기억하시죠? 정부 지침으로 카페 홀 영업이 중단되었죠. 테이크아웃만 되는 카페라니. 많은 커피 사업자가 타격을 받았어요. 영향받은 정도는 달라도, 힘들지 않은 매장은 없었죠. 저희도 마찬가지였고요. 2주마다 돌아오는 정부 발표를 목마르게 기다리던 시기였어요. 카페들도 참 힘든 시기였지만, 카페를 찾던 손님들에게도 쉬운 시기는 아니었을 거예요.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이렇게나 삶의 큰 부분이었다니' 깨닫는 시간이었죠. 저도 자연스레 사적인 만남이 줄게 되더라고요. 밥집(?)에서는 만날 수 있었지만, 밥집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지금 이 시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로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던 중 누군가 작년 닷페이스가 진행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연결된 느낌을 줄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획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랜 코로나 시기 동안, 지켜보는 누군가가 없어도 스스로의 생활 규율을 잘 세우고 지켜나가는 시민들을 응원하고 싶었고, 매장에 오지 못하더라도 우리를 찾아주던 분들에게 연결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아이디어를 조금씩 덧붙여서 '#집콕커피챌린지' 아이디어 초안을 만들게 됐고 아래가 그 개요입니다. #집콕커피챌린지 캠페인 포스팅 참여자는요.
기부 참여 브랜드와 운영진은요.
1. 고민하기 & 실행하기 고민되는 이유는 끝이 없지만 이제와 돌아보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싶어 머쓱해집니다. 하지만 김재윤 바리스타(제이스)가 여러 브랜드가 함께 하는 캠페인으로 확대해보자고 제안해준 후에도 바로 결정하지 못 하고 있었어요. 여러 경우의 수를 머릿속으로 핑퐁해보며 고민이 많았거든요.
일단 두들겨보기로 했습니다. "딱 2-3일만. 연락하고 답을 받아보자.
함께할 브랜드가 있다면 함께 하고, 없다면 우리끼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걸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참 편해졌어요. 답장이 어떻게 오든 그에 따라 각각 실행 계획이 명확해졌으니까요. 1. 고민하기 & 실행하기 "안녕하세요. 빈브라더스입니다." 팀과 함께 연락해볼 브랜드 후보 목록을 만들었어요. 30여 곳의 브랜드에 연락했고, 그 중 20개가 넘는 브랜드에서 참여하겠다고 회신을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게 2-3일 안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이게 다 의욕적으로 브랜드들에게 컨택해준 제이스와 마케팅팀 멤버들 덕분이에요.
▲ 무턱대고 보낸 첫 DM. 빠르게 보내주신 따뜻한 답변 덕분에 이후 연락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다음은, 캠페인의 종착점인 기부할 곳을 찾을 차례였어요. 1. 고민하기 & 실행하기 "마음만 받으신다고요?" 브랜드 담당자 분들께 연락하기 전에는 기부처를 적극적으로 탐색하지 않았어요.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는 게 확인되고 나서야 지역별 선별진료소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죠. 서울에만 선별진료소가 수십 곳 있더라고요. 그런데 아뿔싸, 보건소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임시 선별진료소에서는 정책적으로 기부를 받지 않고 있었습니다. 전화하는 곳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때부터는 기부처를 찾지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빠른 실행을 가장한 허술한 준비가 탄로날까 두려웠어요. 이렇게 많은 브랜드들의 참여 약속을 받아놓고, 막상 커피를 받아줄 곳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 다들 너무 허무해할 텐데! 아마 기부 물품들의 종류를 관리하거나 퀄리티를 보장하기 어렵고, 기부 영수증 발급 등 추가 리소스가 너무 많이 들어서 어느 시점부터 기부를 받지 않은 것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다행히 사설 병원 중에는 기부 물품을 환영하는 곳이 있었어요.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신 서울 적십자 병원을 1차 기부처로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휴...!) 기부 품목은 간편하게 내려 마시기 쉬운 드립백과 콜드브루 위주로 진행되었어요. 2. 캠페인 3주간의 여정 시-작! 그렇게 함께할 브랜드가 모이고 일주일만에 다같이 챌린지의 문을 여는 포스팅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포스팅 가이드라인을 보내드리고 다들 2-3일만에 올려주신 거라 영상을 준비하기엔 빠듯한 시간이었는데도 너무 멋진 영상들을 올려주셔서 평소에 왜 더 안 올리시는지 의아할 정도였어요. 같은 이야기여도 전하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처럼, 브랜드에서 올려주신 포스팅도 같은 메시지였지만 말투와 색감이 각각 다른 것도 흥미로웠고요. 한 번 보실까요? 26곳을 다 보기엔 많아서 몇 개만 가져왔어요. 2. 캠페인 3주간의 여정 뻗어나가다 캠페인 기간은 약 3주를 계획하고 시작했습니다. (12.28 - 1.16) 3주는 당시 정부에서 발표했던 거리두기 연장 기간이기도 했고, 너무 길어지면 늘어질 수 있으니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기도 했어요. 캠페인 참여는 어느 정도였을까요? 참여인원 목표는 3,000~5,000명이었는데요. 두 배를 가볍게 넘었습니다. 목표를 세울 때 참고했던 캠페인은 '#아이스버킷챌린지'와 닷페이스의 '#온라인퀴퍼'였는데, 각각 20,000명 정도더라고요.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수년간 누적된 태그이기도 하고, 우리는 커피 카테고리 내에서 짧은 기간 진행하는 거니까 5,000명도 큰 목표라고 생각했죠. 실제 결과는? 알고 계신 것처럼 3주 동안 무려 8,800여 분이 참여해 주셨어요. (6월 30일 오늘 기준 해시태그는 1.9만개. 캠페인이 종료된 뒤에도 1만 이상의 참여가 있었네요...!)
▲ 캠페인 기간 중 #집콕커피챌린지 해시태그 증가추이 캠페인 기획 초기 고민 중 하나는, 함께해주시는 브랜드에게 얼마만큼의 수량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해야 할지였어요. 캠페인 참여자 수를 미리 예측할 수가 없어 어렵기도 했고요. 참여하는 브랜드마다 규모도 다르고, 각자 콜드브루나 드립백을 직접 생산하는지, 임가공을 맡기는지 상황도 달랐기 때문에 동일한 수량을 요청하는 게 적절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최대 어느 정도 수량까지 편안하게 기부해주실 수 있을까요?" 하고 거꾸로 여쭤봤어요. 너무 신기한 건요. 그렇게 취합된 '최대 수량'이 3주간 진행된 해시태그 수량과 맞아 떨어진 거예요. (8,918개)
다시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고 다행입니다. 캠페인 진행중 관전포인트 1. 캠페인이 뻗어나간 힘 — "3명을 불러주세요"
2. '커피' 소재의 유연함 — 다양한 그룹으로 퍼져나가는 모습
다시 보는 #집콕커피챌린지 포스팅 ![]() ▲ 커피 키즈의 등장 ![]() ▲ 집사님들의 #집콕커피챌린지 ![]() ▲ 집에서 이런 우유거품을 어떻게 만드시는 거죠?
▲ 김하나 작가님의 포스팅. 이후 많은 작가 분들이 참여해주셨다. ![]() ▲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최근 포스팅. 2. 캠페인 3주간의 여정 매듭짓기 캠페인 기간 중간에도 한 번 서울 적십자병원으로 기부물품을 전달하러 다녀왔어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참여자들에게 확인시켜주고 싶었거든요. 최종적으로 8,918잔의 커피가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적십자병원, 중앙보훈병원, 청구성심병원 3곳, 그 외 지역에서는 천안의료원과 부산의료원에 기부 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천안 아비시니아와 인사이트 커피, 부산 베르크와 모모스커피가 참여해주신 덕분!) 3. 캠페인 종료, 그 후 끝은 어떻게 알리지? 캠페인이 끝난 게 다섯 달 전이지만 #집콕커피챌린지 포스팅은 여전히 늘어나는 중입니다. 참여한 브랜드들 모두 중간 기부영상과, 집콕커피챌린지가 끝났다는 마무리 영상을 올려주셨지만 못 보신 분들이 훨씬 더 많은 듯 해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뾰족한 수를 마련하지 못한 게 바로 캠페인의 마무리였어요. 이제 기부로 이어지는 캠페인은 끝났다는 걸 알리고 싶지만, 어떻게 더 잘 알릴 수 있을까요? 혹은 그 당시에 어떻게 더 잘 알릴 수 있었을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독자님, 혹시 아이디어 생각나시면 부탁드려요.) 지금도 해시태그가 쌓여가는 것을 보면 한 편으로 기분이 좋으면서도 알싸한 죄책감이 들어요. 지금 이 참여는 기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요. 3. 캠페인 종료, 그 후 가볍게 시작해도 되는구나 한편 #집콕커피챌린지를 시작으로, 팀에서는 주변 커피 브랜드들과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가볍게 손을 내밀면, 상대도 부담없이 함께 하거나 거절하거나 할 수 있는 거구나. 먼저 손을 내미는 누군가가 없었던 것 뿐이구나. 부족한 모습이 있어도 서로 채워가면 되는구나! 라는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실제로 그 후 어떤 일들이 있었냐고요? 5월에는 이틀간 진행된 오프라인 팝업 행사 '커피 위켄드'에서 다른 커피 브랜드들과 함께하고, 6월에는 메쉬커피와의 블렌드 콜라보레이션으로 한 쇼핑 라이브가 있었습니다. 커져가는 티키타카의 즐거움은 덤! 아직은 작은 이 시장에서 함께 응원하며 커가는 넓은 의미의 동료들. 부디 스페셜티 커피 씬과 우리들 모두 더 멋지게 성장해가기를 바랍니다. − 윤서영 Kyokyo, 마케팅 & 세일즈 디렉터 보는 것 보다 하는 것을 좋아하고, 현장에서 얻은 정보의 가치를 높게 삽니다. 이 세상의 모든 맛있는 것과 그것을 내어주는 사람, 또 함께 즐기는 사람들을 모두 애정합니다. (광고) 커피란 커피는 맛볼 만큼 맛본 분에게 독자님, 오늘 레터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아쉬운 점, 제안하고 싶은 것, 궁금한 점, (오늘은 광고에 대한 느낌도!) 무엇이든 간단히 의견 남겨주세요. 더 재미있고 도움되게 준비해볼게요! 👇👇👇 |
빈브라더스가 커피를 만들며 알게 된 것들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