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올해 인상적이었던 커피와 프로그램, 레터 안녕하세요, 데릭입니다.
올해 마지막 레터로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고민해보았는데요. 역시 연말은 결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4년에 빈브라더스에서 내놓은 커피와 프로그램, 레터 중에 저에게 나름의 이유로 인상 깊었던 세 가지를 뽑아 보았어요.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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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일년 내내 일관된 커피 향미를 구현해주는 이어라운드 블렌드와 디카페인은 제외하고, 2024년에 출시한 시즈널 커피 중에 선정했습니다. 좋은 커피들이 많았지만 저에게 새로움을 주었던 커피들로 골라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8월에 출시한 브라질 시티우 바테이아입니다. 브라질 동부 해변에 있는 이스피리투 산투(Espírito Santo) 지역에서 재배한 커피인데요. ‘브라질 커피 치고 좋다’고 말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고유한 향미가 있고 스펙트럼이 넓었습니다. 파파야와 사과의 단맛에 레몬밤의 싱그러움이 더해지고 호박차의 달큰한 향까지 즐길 수 있는 커피였어요. 어쩌면 시티우 바테이아 농장에서조차도 이런 커피가 다시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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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시티우 바테이아 ⓒBEAN BROTH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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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10월에 출시한 부룬디 마샤입니다. 부룬디 커피 특유의 꿀 향이 기본으로 깔려있고, 리치의 달콤함과 살구의 은은하고 섬세한 향이 더해진 커피였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이 세 가지 향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룬디 커피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어쩌면 이런 커피를 만났기 때문에 계속 부룬디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고객분들이 좋아해주신 커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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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11월에 출시한 인도네시아 리웅구눙입니다. 개인적인 탑 픽(top pick)을 뽑으라면 전 리웅구눙을 택할 것 같아요. 이 커피의 테이스팅 노트를 정하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했지만 다들 첫 노트로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 화이트 와인을 꼽았습니다. 히비스커스의 산미와 레몬그라스의 향긋함이 섞이고, 핑크 페퍼의 알싸한 여운으로 마무리 되는 커피였는데요. 이렇게 새로우면서도 직관적으로 맛있는 커피가 존재한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이런 저의 열광적인 반응과는 다르게 실제 판매는 많이 되지 않아서 ‘새로움에 너무 열광했나’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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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리웅구눙 ⓒBEAN BROTH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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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손가락에 꼽지는 않았지만 품질로는 만만치 않게 좋다고 생각했던 커피들이 있어 이름만 남겨 봅니다. 2월 에티오피아 하마쇼 인터벌 프로세스, 8월 에티오피아 반코 고티티, 8월 콜롬비아 벨라 비스타, 12월 에티오피아 부쿠 아벨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여러분도 올해 빈브라더스 커피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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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올해 3월 상수동에 ‘빈브라더스 커피하우스 서울’이란 공간을 오픈하면서 6층 바와 5층 스튜디오 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커피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그중에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되는 세 가지를 뽑아 보았습니다.
첫째는 <스펙트럼: 시네소 MVP 하이드라>입니다. ‘MVP 하이드라’는 미국의 시네소(Synesso)라는 회사에서 만든 에스프레소 머신의 이름이에요. 다들 아시듯이 에스프레소는 커피에 높은 압력을 적용하여 빠르게 추출해 마시는 음료잖아요. 이때 커피에 적용하는 압력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많은 관심을 받는 머신이에요. 팀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같은 원두도 압력 프로파일에 따라 상당히 다른 매력을 가질 수 있더라고요. 결과물이 너무 재미있어서 저희뿐만 아니라 업계 바리스타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고, 역시나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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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시네소 MVP 하이드라> ⓒBEAN BROTH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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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커피 스튜디오: 칼슘 농도에 따른 커피 맛 비교>입니다. 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들어있고 물 맛과 에스프레소 머신의 사용성에 큰 영향을 줍니다. 칼슘은 맛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미네랄 중에 하나인데, 증류수에 칼슘을 조금씩 더해 가며 커피 맛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런 유형의 프로그램은 한번 경험해보면 커피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음에 또 열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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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스튜디오: 칼슘 농도에 따른 커피 맛 비교> ⓒBEAN BROTH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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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프로그램은 <커피 콜: 홈그라운드 커피 로스터스>입니다. 홈그라운드는 싱가포르의 브루어스 컵 챔피언인 엘리샤 탄이 설립한 로스터리인데요. ‘브루잉’이란 키워드를 재미있게 잘 다루는 팀이라 커피하우스에 초대하여 브루잉을 주제로 3일간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브루잉 대회 준비를 위한 ‘고급 브루잉 워크숍’, 라 에스페란사 농장의 세 가지 커피를 맛보는 ‘커피 코스’, 홈그라운드와 Bb의 커피를 엘리샤의 브루잉으로 맛보는 ‘브루 바’까지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좋은 커피를 맛보는 기회이기도 했지만, 엘리샤라는 한 명의 커피 프로페셔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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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콜: 홈그라운드 커피 로스터스> Ⓒ정아름 Jo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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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
이제 올해의 레터를 뽑을 차례인데요. 가장 독자 피드백이 많았던 레터 세 가지를 골랐습니다.
올해 가장 피드백을 많이 받은 레터는 <너그러운 커피 브루어>입니다. 초보 브루어로서 제가 커피를 내리며 하는 많은 생각들, 그런 고민 후에도 마음처럼 내려지지 않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요.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많은 홈브루어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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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빈브라더스 커피하우스를 소개합니다>입니다. 오랜만에 브랜드 디렉터 DD가 쓴 레터였는데요. 커피하우스라는 공간을 만들게 된 배경과 세 가지 키워드 ‘커피’, ‘하우스’, ‘서울’을 통해 이 공간에 녹이고자 했던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저도 일을 하며 자주 읽고 되새기게 되는 레터예요. 공간과 브랜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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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비교적 최근에 발행한 <산미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Bb레터 독자모임에서 산미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받고 쓴 레터였는데요. 산(acid)의 정의부터 시작하여 산미와 단맛, 쓴맛의 관계, 산미가 음식에 기여하는 것까지 종합적으로 다뤄보았습니다.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평소에 독자분들이 음식과 음료를 통해 경험하셨던 것들을 언어로 정리한 것에 가까웠던 것 같은데, 거기에 공감과 재미를 느껴주셨던 분들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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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올해 저에게 인상적으로 남은 빈브라더스의 커피와 프로그램, 레터를 돌아보았는데요. 여러분의 기억 속에 2024년 빈브라더스는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것들로 올해의 Bb를 기억하고 계세요? 편하게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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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Derek, 커피하우스 기획자
한 잔의 커피가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신기하고, 그렇게 연결된 사람들과 좋아하는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반짝이는 대화 속에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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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레터 피드백
익명: 치차 챌린지라니, 이름도 너무 귀여워요. 페루 커피는 항상 왠지 군고구마 향이 나는 무난한 커피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커피들이 나왔을지도 궁금해요! 그리고 커피와 관련된 일도 이렇게 다양하고, 또 그 일이 진행되기까지 기획자의 수많은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걸 또 한 번 알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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