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7. 포틀랜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카페 포틀랜드 차이나타운에 가면 이안을 만나세요
#067. 포틀랜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카페 | 22.0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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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브랜드 디렉터 DD입니다.
저희는 ‘커피로 연결되는 탁월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BB의 커피 구독자분들을 어떻게 더 서로 연결할 수 있을까, BB의 커피를 사용하시는 사업자 파트너분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곳곳의 BB카페는 로컬에서 어떻게 ‘제3의 장소’ 기능을 더 잘할 수 있을까(궁금하신 분은 이전 레터를!) 등등이요.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저에게 선생님들이 있다면 건축공간연구원(AURI)의 보미님, 아람님 그리고 주선님입니다. 국내외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방법론으로 커뮤니티 기반의 도시문화를 기획하고 실제 펼치는 일들을 하고 계신 분들이죠. 마침 팀에서 포틀랜드로 관련 출장을 가신다기에, 가장 인상적인 카페를 소개해달라는 의뢰(숙제)를 드렸습니다(흔쾌히 승낙해주신 아람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포틀랜드는 여러 창의적인 회사들의 HQ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태동기에 스텀프타운(stumptown)을 위시한 많은 커피 브랜드들이 탄생한 도시이기도 하니,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어디를 선택하셨을지 기다렸습니다. 같이 살펴보실까요? (📣 오늘은 마지막에 중요한 공지가 있으니 끝까지 꼭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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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함께 커피까지 선물해주신 아람님. ©성훈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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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차이나타운에 가면 이안을 만나세요
written by 채아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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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에서 내리는데 드라이버 백인 청년이 조심스레 말을 건넸습니다. “여기 ‘위험한 동네’니까, 부디 조심해서 다니세요. 전 여기 혼자서는 절대 안 옵니다.” 급하게 주소 찍느라 몰라봤는데, 도착하고야 깨달았습니다. 아, 관광객은 피하라던 차이나타운이 바로 여기구나. 글쎄, <포틀랜드, 내 삶을 바꾸는 도시혁명>의 저자 야마자키 미츠히로 씨가 요즘 포틀랜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카페라며 꼭 가보랬으니 믿고 가보는 수 밖에요. 무수한 카페 중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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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아무래도 쩔어줘야지 (Coffee should be dope)
차이나타운 중심에 위치한 Deadstock Coffee Roasters(이하 데드스탁커피)는 스니커즈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커피숍입니다.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니 곧장 벽면과 허공에 걸린 색색의 신발들이 눈에 띕니다. 매장은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매대, 동네 창작자가 만든 다양한 스니커즈와 아트 워크를 선보이는 전시 공간으로 나뉘어 있어요. 의자는 겨우 몇 개뿐이어서 지나가다 들르는 곳, 잠시 서서 이야기 나누는 장소로 최적화되어있습니다. 강렬한 산미로 정신을 깨워주는 커피가 무척 매력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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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이모저모를 채우는 스니커즈 사랑. ©채아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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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스탁커피의 대표 Ian Williams(이하 이안)을 만났습니다. 그는 매장 앞 높은 의자에 걸터앉아 넉살 좋아보이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차이나타운을 ‘지역 메이커와 홈리스, 매우 다른 두 커뮤니티가 혼합된 흥미로운 동네’라고 달리 소개했어요. 이 동네 낡은 건물과 을씨년스러운 길거리에서 느꼈던 긴장감은 장난기 넘치는 그 와 이야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사그라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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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stock Coffee Roasters 대표 Ian Williams. ©채아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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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한때 나이키 본사에서 신발 개발자(Shoe developer)로 일했습니다. 디자이너가 만든 시안을 구현할 기술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역할이죠. 어린 시절부터 농구에 푹 빠져 좋아하는 선수, 그들이 신는 신발을 진심으로 동경했고 결국 진지하게 신발을 만드는 지경까지 갔다며 웃었습니다. 사실 전설적인 미국 프로농구선수 앨런 아이버슨(Allen Iverson)과 그가 모델로 섰던 브랜드 리복을 가장 좋아하지만, 포틀랜드에 정착하면서 아쉽게도(?) 나이키에 입사하게 되었다는 것은 비밀!
참고로 나이키 본사는 데드스탁커피에서 차로 겨우 40분 거리에 있습니다. 포틀랜드는 세계 스니커즈 문화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디다스 미국지부와 언더아머, 킨, 콜롬비아, 미즈노 등 유명한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주요 오피스와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 기업이 포틀랜드에 모두 모여있거든요. 포틀랜드주립대에서도 그래픽 디자인, 의류 디자인, 텍스타일 디자인 같은 관련 분야 교육에 힘주고 있고요. 이곳 차이나타운에는 세계 유일의 신발 디자인 학교인 펜솔아카데미(Pensole Academy)가 있어서 스니커즈 제작자, 빈티지 신발 편집숍 오너 등 신발에 열정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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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스니커즈 자재로 만들어진 귀여운 팁박스. ©채아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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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같은 줄에 있어 (We are in the same line)
이안은 나이키에서 일하는 동안 신발 제작자로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무수히 만났습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스니커즈를 소비하고 즐기는 팬으로서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에 선 줄에서도 또 다른 ‘신발광’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죠.
이안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포틀랜드의 스니커즈 커뮤니티와 동네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스니커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이 분야에서 일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포틀랜드로 이주해오지만, 막상 이곳에 와서는 구직하고 직장생활을 하느라 바빠 고립되기 쉽다는데요. 만약 같은 동네에서 스니커즈 창작자, 신발광 친구들이 서로를 알아갈 기회가 많아지면 어떨까? 데드스탁커피는 그런 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커피숍이 커뮤니티 안에서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걸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커피숍을 운영하고자 일을 그만두고 2014년부터 커피를 배우기 시작했죠. 따지고 보면 커뮤니티와 동네 연결이라는 목적에 비해 커피 자체는 그에게 핵심이 아닙니다만…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완벽주의자여서 아주 진지하게 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이 공간을 기반으로 따로 시간을 내 디자인, 커피, 농구 수업과 크고 작은 전시행사를 열고 러닝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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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한 켠에서 열리고 있는 스니커즈 아트 워크 전시. ©채아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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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그래서 평소에도 매장 앞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눈을 맞추고, 인사하고, 말이 통하는 이들과 대화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씁니다. 이를테면 무작정 스니커즈 만드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 멀리 포틀랜드에 왔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는 낯선 이에게 매주 스니커즈 제작과 관련된 가벼운 과제를 주어 시작점을 만들어주거나, 스니커즈 커스텀 제작을 시도하고 있는 친구에게 경험을 기반한 조언을 해주거나 아니면 아예 도움 될만한 자신의 업계 친구를 만나게 해주거나. 이안 대표 스스로 이곳에서 직접 쌓은, 어쩌면 가격을 매길 수 없이 귀중한 경험자산과 동네 자원을 기꺼이 먼저 필요한 이들에게 연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이안을 아는 것 같았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지나가면서 그에게 눈인사, 손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끊이지 않았거든요. 오늘 이안이 신은 신발을 보고 상위 버전이 자기 가게에 입고 되었다며 놀러 오라는 친구, 위층에서 자기가 만든 커스텀 신발을 들고 내려와 이안에게 어때 보이냐 묻는 친구, 커피 마시러 들렀다가 이안에게 도움받았던 이야기를 저에게 마구 풀어놓는 친구. 결국 이안과 즐겁게 대화하고 도움받았던 이들은 그의 친구가 되고, 먼저 경험한 고마운 마음을 이안과 또 다른 이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이곳 커뮤니티를 활기 있게 만드는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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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스니커즈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어요. 당신이 어떤 인종이든, 어느 도시에서 왔든, 직업이 무엇이든, 돈을 얼마나 벌든, 사회적 지위가 어떻든 간에 마음에 드는 한정판 신발을 사려면 매장 앞에서 줄을 서야 하는 건 똑같다고요. 스니커즈 문화를 열정적으로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질감에 기반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는 이안 대표는 오늘도 매장 앞에 앉아있겠군요. 데드스탁커피 매장은 작지만, 이안이 거리에 앉아 이웃을 반길 때, 홀의 크기는 동네 전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포틀랜드 차이나타운에 가게 된다면, 데드스탁커피 — 아니, 이안을 꼭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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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아람, 도시문화기획자
눈 뜨자마자 커피 찾는 사람. 주중에는 건축공간연구원 지역재생 분야 연구원으로 일하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기후위기를 걱정하며 책을 만들며 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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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옆에 앉아서 수다떠는 느낌. 그 안에 들어간 수고를 치하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다양한 손과 고민을 거치는 길이 재미있어서 킥킥대며 봤어요. 보고 나니 레몬 하바나와 미드나잇 카카오를 먹으러 가고 싶어지는 신묘함. 사진들은 어쩜 그리 찰떡인가요! 대화하는 뒷모습 사진 고민하는 사진 만드는 사진에 담긴 시선이 따뜻하고 섬세해요. 아참 쿠바에서는 아바나라고 부르겠죠? (익명)
💌 메뉴 하나 하나의 정성을 담고 있는 데릭님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하나의 프로덕트가 탄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달라 붙지만, 중심이 없다면 금방 흐지부지 되고 마니까요. 하남 스타필드가 정말 부러운걸요? 커피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꼭 경험해보고 싶은 메뉴니까요. 커피 탄생기를 읽으며 오늘 하루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BB (KONGKONG)
💌 외래어가 많아서 항상 어렵게만 느껴졌던 음료 이름들이 이런 고민 끝에 지어진다니...친근해지네요. 이름을 지어내는 일이 참 고된 작업임을 로사의 모습에서 백배 공감하게 하네요. 이젠 아무리 어려운 이름도 의미를 헤아려 볼랍니다.맛난 음료를 즐기기위해서...감사해요. 모두 수고했어요.(익명)
💌 문득 2017년 치앙마이를 여행할 때 생각이 났어요. GRAPH coffee co 라는 이름의, 원테이블 가게 같은 아주 작은 카페를 방문했었는데요, 메뉴판만 봐도 너무 흥미진진한 곳이었어요. 주문한 두 잔 중 하나의 이름이 NEW CREATE GRAPH no.16 Boy with Girlfriend 였는데
비주얼이 (좌) 시나몬 슈가를 두른 잔에 담긴 라임 소다 음료 + (가운데) 블랙 슈가 올린 스푼 + (우) 에스프레소 였어요. 비주얼도 너무 이쁘고, 이름도 찰떡이고, 설명해준대로 마셨는데 맛도 끝내줘서 “인생커피”를 만났다고 인스타에 여행기를 적은 기억이 있어요. (...) 막판 이름 짓기까지도 고심하셨던 '레몬 하바나'와 '미드나잇 카카오'. 누군가에게는 저처럼 몇 년 뒤에도 추억하며 이야기 꺼낼 신선한 임팩트를 줄지도요. :) (...) (김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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