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 백계영 바리스타의 바리스타로그 고객이 미워지는 순간
#050. 백계영 바리스타의 바리스타로그 | 2022. 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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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참여한 커리어토크*에서 유독 ‘베로'라는 바리스타 이름이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아니 대체 베로가 누군데요... 주로 바리스타의 태도에 관한 예시를 들 때 그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저는 그를 실제로 본 적이 없었지만 마치 ‘친절의 대명사'이자 ‘호스피탈리티의 현현' 같은 존재라는 건 알 수 있었죠.
*커리어토크: 채용 담당자가 신규 입사자, 입사 예정자를 대상으로 캐주얼한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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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점에서 실제로 백계영 바리스타(베로)를 만났을 때는 환대가 인간의 몸을 입은 것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 자켓을 입고 검은 장갑을 낀 그는, 오른손으로 스월링*을 할 때 왼손은 배에 대고 격식을 갖췄습니다. 커피 마시는 법을 안내하는 말 한마디에도 정성이 묻어났습니다. ‘봄 같은' 커피라고 소개할지, ‘꽃 같은’ 커피라고 소개할지를 두고 고심했다고도 했습니다. 매장을 떠나며 인사를 나눌 때는 기도하듯 양손을 반듯하게 모았습니다.
*스월링 swirling: 커피와 물을 골고루 섞기 위해 원을 그리며 드리퍼를 흔드는 동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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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녕 스월링에도 예를 갖추는 분이었습니다.©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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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촬영한 유튜브 ‘삥타이거' 합정점 편에서도 베로의 태도는 빛을 발했지요. 카페를 ‘광장이 없는 시대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의한 베로의 생각에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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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는 없을까?’, ‘베로는 화 안 낼까?’ 여러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얼마 뒤, 베로가 메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바리스타로그]에서 그 답을 하나씩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베로에게도 그런 순간의 조각들이 있었습니다. 재미있지요. 가장 친절한 바리스타에게도 고객이 원망스러운 순간이 있다는 것이요. 하지만 ‘호스피탈리티의 현현’답게 그가 순간을 해석하는 방식은 어딘가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오늘은 베로가 기록한 [바리스타로그] 중 ‘고객이 미워지는 순간'만을 모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커피를 다루는 입장이시라면 베로에게 감정 이입을, 고객의 입장이라면 바리스타의 마음을 헤아려 보시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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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을 맞이하며 | 2022.02.09
고객들이 메뉴를 고를 때, 메뉴판 위에 손가락을 짚어가며 고르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메뉴판이 종이로 만들어져 있어 가끔 메뉴판을 잡아 뜯어 보려는 고객을 마주한다. 가장자리를 손으로 문지르면서 메뉴판을 입체적으로 만들거나 붙여 놓은 ‘솔드아웃’ 스티커를 떼는 사람들. 아래에 뭐가 있는 줄 알았다고 하시는 말에 많은 사람이 ‘경험’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끔은 왜 이러나 싶지만 상대를 미워하지 않으려 애써 노력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님을 인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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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반기며 주문을 돕는 웰커밍 포지션.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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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촉각적 경험과 자극을 무의식 중에 원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인사이트를 느껴본다. 매장 안에서 고객이 촉각을 느끼는 경우는 많다. 컵을 만질 때,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 문을 열 때 등. 되짚어 보니 메뉴판에서는 촉각을 느끼는 경우가 거의 없구나 싶어 이와 관련된 좋은 아이디어가 무엇이 있나 생각해 본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데, 이런 깨우침을 주려고 내 앞에 스승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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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에서 | 2022.01.28
화장실 체크를 하면 변기가 막혀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칸마다 변기 옆에 뚫어뻥 같은 기구들이 준비되어 있는데도 본인의 결과물을 방치하고 도주한 사람들. 그들의 무책임을 비난한다. 먹을 줄만 알지, 치우는 문제를 직면하려 하지 않고 누군가 처리해 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비겁하게 도망가다니. 훌륭하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행태를 바라보다 잠시 멈춰 생각해 본다. 이러면 문제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괜히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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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구석구석에 문제와 해결의 열쇠가 공존한다.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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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통제하며 현명하게 풀어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고객 스스로도 죄의식에서 벗어나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 우선은 당황한 고객이 잘 인지할 수 있게 화장실 문 안쪽에 문구를 부착하는 방법이 있겠다. 고객의 심리를 움직여 행동을 바꾸게 할 수 있는 문구로 실험해 보고, 매장 앞에 흡연자들이 버리고 가는 담배꽁초 문제에도 대입해 볼 수 있겠다.
당면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는 습관을 들이며,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의 구조를 바꾸는 연습하기. 그러면 우리가 지향하는 메시지를 주변에 전달하며 긍정적인 상황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불필요한 감정은 줄어들고 에너지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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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을 정리하며 | 2022.01.12
최근 생각해 본 재미있는 트레이 음료 배치. 음료는 만든 직후 (각 기구들에서 옮겨오는 동선에 방해되지 않게) 보통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베이커리, 브루잉, 에스프레소 메뉴 순서로 놓는다. 커플들을 보면 둘 중 한 명이 트레이를 가져다가 테이블에 앉은 상대 앞에 음료를 옮겨주는 모습을 본다. 만약 남자 분이 여자 분에게 음료를 옮겨줄 것 같은 분위기라면, 남자 분 가까운 쪽에 여자 분 음료를 놓아 드리면 편하지 않을까? (왼손잡이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보통 오른손잡이가 많기에 디저트 포크를 고객의 오른편에 두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여도 큰 불편함은 아니겠지만, 손이 한 번 더 가는 수고를 덜어 드리는 작은 배려다. 사소한 동작이지만 고객의 피로를 줄일 수 있기에 (극단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상대에게 말을 건넬 때에도 부정적일 수 있기에) 바리스타와 고객 모두에게 윈윈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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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쉽게 눈치 채지 못할 작은 배려. 작은 동작 하나 줄이기.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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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매장 이용 후 의자를 테이블 안쪽으로 넣어 주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도 늘 있다. 매장의 주인인 바리스타가 매장을 정돈하는 것은 맞지만, 본인이 꺼낸 의자를 다시 집어넣는 것은 어떤 기물에도 해당되는 당연한 일이기에 배려이자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의자 넣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지 반문할 수 있다. 바리스타 팀원들이 의자 하나 정리하는 게 뭐 어렵겠냐마는, 한 번의 행동이 바리스타에게는 하루에도 수십 번 이상 옮겨야 하는 일이 된다. 그 힘을 아껴 더 나은 에너지를 고객에게 쏟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제는 의자를 다시 넣고 가시는 고객 몇 분을 보고 정말 감사해서 평소보다 고마움을 더욱 담아 인사를 건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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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할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너무 까탈스러운 건 아닐까 하고. 하지만 더욱 많은 사람 사이의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낸다. 항상 사용하는 사람은 많은데 정리하는 사람은 적다. 길거리에 많은 쓰레기도 비슷한 광경이다. 내가 카페에서 일하는 이유는, 가장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커피를 매개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내가 일하는 합정에서부터 이런 배려의 움직임이 사회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팔목이 안 좋은 팀원들이 많은데, 모두가 오래 건강하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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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커피 한 잔에 지향하는 가치와 문화 그리고 행복을 담는 ‘가치 전달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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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실 Momo, 뉴스레터 에디터
함께하기, 재미있게 하기, 의미 있게 하기. 세 가지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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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 (...) 코로나 전, 빈브로를 초대해 주신 '브로스나잇' 이벤트, 소규모 행사들, 처음으로 바리스타분들과 이야기하고 배우고 나눴던 시간 모두 떠오르네요! 디디 말씀처럼 참 많은 분의 치열한 루틴으로 BB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받는다는 걸, BB를 알면 알수록 더 크게 느껴요. 애쓰시는 모든 BB분들 진심으로 감사하고 늘 응원해요!! (익명)
💌 BB의 첫 샘플을 받았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을 하고, 지금은 집에서 커피를 즐길 시간이 없어 아쉽지만! 언젠가 저도 저만의 카페를 꿈꾸고 있습니다. BB가 제 스승인 셈이죠. 다양한 이야기를 보면서 BB의 성장을 보니 기쁩니다.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들 나눠주세요~ Happy Birthday to BB! ps. 빈브라더스 역삼에 열어주세요ㅠㅠ (Kongkong)
💌 (...) 마음에 쏙 드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어떻게 커왔는지를 이렇게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콘텐츠라니, 제목을 보고 너무 구미가 당겨 읽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매번 알찬 레터 감사합니다! (도토리)
💌 어제 9주년 기념 라이브 때 '개화' 메뉴 소개 때 제 블로그 내용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9주년의 한 순간이었다니 기쁩니다.^^(재즈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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