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김혜연 바리스타의 커피-까눌레 페어링 이 까눌레는 어떤 커피랑 어울릴까?
#055. 김혜연 바리스타의 커피-까눌레 페어링 | 2022. 05. 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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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커피 이야기를 모아 전하는 BB의 이야기 콜렉터 모모입니다.
커피 이야기 중에서도 언젠가 꼭 ‘커피와 디저트’를 주제로 다루고 싶었는데요. 반갑게도 종로의 ‘결’ 매장에서 까눌레*로 재미있는 연구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바로 결 팀을 찾아갔어요. 결에서는 얼마 전부터 다양한 까눌레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바리스타팀이 각자 한두 가지 까눌레를 맡아서 어울리는 커피 찾기(페어링) 연구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까눌레: 정식 명칭은 까눌레 드 보르도 Canelés de Bordeaux. ‘겉바속촉’의 매력을 가진 프랑스 전통 구움과자. 우유, 계란, 밀가루, 버터, 설탕에 직접 만든 캐러멜 크림이나 바닐라 등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윗부분이 움푹 들어간 조그만 줄무늬 황동틀에 밀랍을 코팅해 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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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결에서 처음으로 까눌레에 눈을 떴습니다.©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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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독특하게 느껴지는 ‘서울 까눌레’ 페어링을 담당한 김혜연 바리스타(벨)를 만났습니다. 오늘은 바리스타 벨에게 마이크를 넘겨, 커피-까눌레 페어링 과정을 들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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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매장에서 만난 김혜연 바리스타(벨).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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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리스타 벨입니다. 이렇게 결까지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페어링을 맡게 된 서울 까눌레는 대추를 베이스로 만든 한국적인 까눌레에요. 위에 장식으로 크림치즈도 살짝 얹어져 있는 데다가 달달하면서도 배도라지, 생강 등의 맛을 품고 있어 매력적인데요. 이런 서울 까눌레에는 어떤 커피가 어울렸을지, 제 고민의 여정을 전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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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상팀의 미쉘이 열심히 개발한 서울 까눌레.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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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론적으로 성분을 분석하며 접근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선택지가 까눌레와 BB음료로 한정되어 있어 관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관적이고 솔직한 의견이 가이드에 많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결 팀 리드인 바리스타 포니의 코멘트도 용기를 주었어요. 어렵게 접근하기보다는 제 감각과 취향에 자신감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까눌레와 가장 가까이에서 커피 메뉴를 매일 테이스팅하는 바리스타로서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까눌레와 어울리는 커피를 찾으시겠어요? 저는 먼저 페어링을 색 조합에 비유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톤인톤’처럼 색은 다르지만 채도나 명도가 비슷한 것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겠죠. 또는 ‘보색’처럼 대비로 생동감을 주어서 매력을 더할 수도 있습니다. 큰 그림 안에서 조화롭고 설득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메뉴 페어링도 색 조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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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인톤과 보색 대비로 떠올려본 커피-까눌레 조합.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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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링은 총 두 단계로 진행했어요. 1차로 어울리는 조합을 구성해 중간 평가를 거친 뒤 2차 테이스팅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어울리는 조합을 구상하고 맛본 저의 테이스팅 기록을 보여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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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테이스팅
전에 까눌레와 커피 메뉴 모두를 맛봤기 때문에, 먼저 경험을 토대로 조화를 상상하기로 한다. 대추를 떠올리면 고소한 우유와 함께 먹었을 때 별미였던 기억이 있다. 서울 까눌레는 은은한 대추 향 덕분에 달달보다는 '달큼'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디저트다. 페어링 커피 메뉴에 우유가 들어가면 어울릴 것 같다.
원두는 벨벳화이트가 어떨까? 벨벳화이트는 화이트 타입(우유음료)으로 먹었을 때 과일 티백을 우려낸 듯한 뉘앙스에 산뜻함도 있기 때문에 과실류인 대추와 어울리겠다. 먼저 벨벳화이트 라떼를, 라떼의 향이 대추 향에 묻힐 경우 플랫화이트로도 테이스팅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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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화이트 원두를 라떼, 플랫화이트 두 종류로 맛본다. ©김혜연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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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화이트 라떼]
다음 날, 계획대로 테이스팅 시작. 서울 까눌레는 입에 넣으면 설탕에 조린 듯한 대추에 은은한 향이 더해져 기분 좋게 달큼했다. 끝에서 살짝 느껴지는 크림치즈의 맛이 전체적인 그림을 더 풍성하게 한다. 열 번 정도 씹어 입안에 대추 향이 가득할 때 벨벳화이트 라떼를 한 모금 했다. ...음... 난 벨벳화이트 라떼의 밀크티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데 그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 까눌레와 만나니 치즈 같은 향이 좀 느끼한 듯하다. 무슨 조합이지...
[벨벳화이트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의 커피 향이 생각보다 강해서 대추 향이 다 잡아먹혔다. 중간에 갑자기 끊기는 느낌.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도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 알고 있었던 맛도 다시 먹어보니 미세하게 다르고, 입안에서 함께 페어링 될 때 또 다르게 느껴지는구나.
→ 다른 페어링을 찾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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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테이스팅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 들어 중간 점검 시간을 가졌습니다. 리드 포니가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몇 가지 힌트를 주었어요.
💡생각의 전환 1. 단 맛+단 맛
포니는 ‘칠리 까눌레’를 담당했는데, 벨벳화이트 에스프레소 페어링을 생각 중이더라고요. 데킬라 한 모금, 레몬 한 입 느낌!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조합이죠. 저는 까눌레의 맛을 커피로 중화하거나 희석하려고 했거든요. 이렇게 비슷한 자극을 조합해도 어울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다른 사례를 찾아보다가 와인 페어링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스위트 와인에 달콤한 디저트가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위에 적었던 색 조합 중 ‘톤인톤’과 비슷하죠. 색감은 다르지만 비슷한 명도와 채도를 가진 것. 그러고 보니 까눌레가 달기 때문에 은연 중에 후보에서 제외한 달달한 메뉴가 있었습니다. 바로 바닐라 라떼! 특히나 벨벳화이트 바닐라 라떼는 일반 라떼보다 밀크티의 느낌이 강한 게 기억났어요.
→ 단 맛 + 단 맛! 바닐라 라떼로 테이스팅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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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소금과 함께 마시는 데킬라. ‘비슷한 자극’이라는 힌트를 얻는다.©김혜연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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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전환 2. 디카페인
포니에게 서울 까눌레 페어링이 고민이라고 했더니 ‘디카페인 페루 리마’가 어울릴 수도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디카페인은 단지 디카페인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에 후보로 고려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입사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편협한 생각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거죠. 포니는 "페루 리마가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향미 때문에 디카페인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이었죠. 디카페인 페루 리마는 화이트 타입으로 마셨을 때 고구마 라떼 같은 느낌이 매력적인데, 서울 까눌레와 어우러지면 좋을 것 같았어요.
→ 디카페인으로도 페어링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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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와 감귤 노트로 사랑 받는 페루 리마 디카페인.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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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테이스팅 기록
포니에게 얻은 힌트와 생각을 종합해서 2차 테이스팅을 시작한다.
[벨벳화이트 바닐라 라떼]
1차 테이스팅 때처럼 서울 까눌레의 향이 입안에 어느 정도 퍼졌을 때 바닐라 라떼를 한 모금 했다. 대추 향을 해치지 않고 입안에서 바닐라 라떼와 잘 어우러졌다. 바닐라빈 시럽이 대추 향을 더 부드럽게 하고 벨벳화이트의 산뜻함과 잘 연결해 준다. 기분 좋은 은은한 단맛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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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 중인 김혜연 바리스타(벨). ©박은실Mo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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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바닐라 라떼]
테이스팅한 날의 디카페인은 군고구마와 감귤 노트 중 감귤이 더 잘 느껴지는 날이었는데도 디카페인 바닐라 라떼와 만나니 노란 군고구마가 절로 연상되었다. 하지만 서울 까눌레와 함께 페어링해 보니 서로 '이 자리 내 거야' 하는 느낌이 강했다.
디카페인 라떼도 테이스팅. 나쁘진 않았지만 앞에 페어링한 벨벳화이트 바닐라 라떼가 너무 잘 어울려서 최종 메뉴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디카페인 오틀리 바닐라 라떼로 테이스팅. 군고구마 라떼 느낌, 오틀리의 고소함, 바닐라시럽의 단맛, 서울 까눌레의 향이 잘 어우러졌다. 2순위로 추천해야겠다.
→ 커피 메뉴 결정. 벨벳화이트 바닐라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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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제공되는 그대로 만들어 마지막 테스트. ©김혜연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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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HOT/ICE 선택이 남았는데요. 따뜻한 음료는 까눌레와 함께 마실 때 우유 거품이 입안을 더 부드럽게 해 주었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포니에게도 테이스팅을 부탁했는데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따뜻한 음료가 아이스 음료보다 단맛이 은은하게 느껴져서 마시기가 편했고 질감도 더 좋다고요. 차가운 음료는 단맛이 더 느껴져서 조금 물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해서 제가 결정한 페어링은 [서울 까눌레 + 따뜻한 벨벳화이트 바닐라 라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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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까눌레와 추천할 베스트 커피를 찾았습니다. ©김혜연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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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디저트 페어링은 처음이라 과정을 꼼꼼히 남겨 보았는데 어떠셨나요? 며칠 재미있는 고민이 가득했네요.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을 때를 대비해서 틈틈이 아이디어의 반경을 넓히고 주변을 더욱 유심히 관찰해야겠습니다. 알던 맛도 다시 경험하니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종종 메뉴들을 다시 테이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인데요, 다른 까눌레-커피 조합도 궁금하시다고요? 종로의 결 매장을 찾아 주세요. 바리스타팀이 각자 연구한 커피 페어링을 바탕으로 상세히 안내해 드릴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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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것을 늘 고민합니다. 커피 한 잔에 좋은 영향을 함께 담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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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실 Momo, 뉴스레터 에디터
함께하기, 재미있게 하기, 의미 있게 하기. 세 가지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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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 이거 제 이야기 아닌가요? 저는 밥뿐만 아니라 위장약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먹습니다. 다음 세상엔 강철위장으로 태어나고 싶네요. 이렇게 우리를 홀리고 이어주는 커피는 정말 요물입니다. (익명)
💌 '모두의 집이 카페가 되는 시대가 오길 희망한다' 이 글이 너무 좋았습니다. 집에서 어줍잖게 드립을 하고 있긴 한데 그걸 너무 맛있게 마시는 와이프를 보면 정말 행복하거든요.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을 초대해서 내려줄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연습하려고 합니다. :) (HongNim)
💌 저도 몇 년 전부터 오로지 카페투어를 위해 여행을 하고 있답니다. 아직 외국엔 나가보지 못했지만 부산, 김해, 제주... 참 여러군데를 다녔답니다. (...) 세상에는 제가 모르는 커피가 너무도 많음에 감사하며 오늘도 가고 싶은 카페를 찾으면서 여행을 꿈꿉니다. (앤셜리)
💌 커피도 여행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도 여행지의 카페를 추천하고 추천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피를 통해서 넓어지고 풍요로워지는 커뮤니티, 생각만 해도 행복하네요. 오늘도 멋진 경험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M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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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읽은 메일은 지워주세요. 메일함을 비우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커피 생활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난 BB레터는 빈브라더스 뉴스레터 아카이브에서 언제든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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