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 BB의 가장 특별한 커피 콜렉션 작품으로서의 커피
#056. BB의 가장 특별한 커피 콜렉션 | 2022.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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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온 데릭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커피' 이야기로 레터를 시작해볼게요. 커피의 특별함을 정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번 레터에서는 ‘고가의 희소한 커피'를 주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커피 회사가 특별한 커피를 소개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커피를 돋보이게 하는 기획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고, 여느 싱글 오리진처럼 출시되는 경우도 있지요.
빈브라더스에서 출시하는 특별한 커피 ‘옥션 시리즈'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기존에 판매하는 제품들과는 다른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설계하기에 로스팅과 추출, 디자인과 마케팅 측면에서 다른 접근법을 취하게 되죠. 힘을 많이 주어 선보이는 커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이제 다섯 번째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세어 보니 1년에 1-2개 정도 소개한 셈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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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커피로 경험을 설계하여 소개하는 옥션 시리즈.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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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옥션 시리즈 이야기를 레터에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한창 이번 시리즈를 준비하던 3월이었습니다. 디자이너 포터가 이번 옥션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을 설명해 주는데 단어 두 개가 귀에 꽂히더군요. 바로 ‘작품’과 ‘커피’라는 단어였습니다.
‘앞으로 옥션 시리즈를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보려고 한다’는 포터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난 고민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우리가 옥션 시리즈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성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구독자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레터 소재를 발견해서 기뻤다는 점도 당당하게 밝히고 싶습니다.)
자, 이제 지난 4년간 빈브라더스에서 출시한 옥션 시리즈를 하나씩 둘러보기 위해 시계를 2019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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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1
과테말라 엘 인헤르또 파카마라 내추럴(2019)
첫 옥션 시리즈는 과테말라 엘 인헤르또 농장의 커피였습니다. 엘 인헤르또는 수식어가 따로 필요없는 과테말라의 네임드 농장인데요. 자체적인 옥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빈브라더스는 파카마라 내추럴 생두를 옥션으로 구매했어요.
아래는 당시 포터가 직접 만들었던 패키지 샘플 사진입니다. 아직 빈브라더스의 리브랜딩이 진행되기 전이라 예전에 사용하던 폰트로 디자인된 브랜드 로고가 눈에 띄네요. 그래서인지 풋풋한 느낌이 드는 패키지 디자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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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1 : 과테말라 엘 인헤르또 파카마라 내추럴.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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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2
콜롬비아 COE #1 미카바 게이샤 내추럴(2019)
곧이어 두 번째 옥션 시리즈가 출시되는데, 그해 콜롬비아 Cup of Excellence(CoE) 1위의 미카바 농장의 게이샤였습니다. 커피의 퀄리티가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CoE에서 내추럴 커피로 1위를 달성한 첫 농장이었기에 더욱 특별했어요. 레드와인와 아카시아의 노트를 선명하면서도 우아하게 표현한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아래 사진 속 옥션 시리즈 패키지를 보시면 곳곳에 까만 점들로 이루어진 원이 보이실 텐데요. 디자이너 포터가 만든 옥션 시리즈의 심볼로, 경매소에서 원탁에 둘러앉아 경매를 진행중인 모습을 상징합니다. 이 심볼은 이후 시리즈마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게 되는데, 포터는 매회 달라지는 올림픽 심볼에서 그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요. 네, 올림픽기에 그려진 다섯 개의 고리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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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2 : 콜롬비아 COE #1 미카바 게이샤 내추럴.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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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3
미카바 산투아리오 게이샤 & 티에라(2020)
2020년, 세 번째 옥션 시리즈가 출시됩니다. 두 번째 시리즈에서 소개한 미카바 농장의 게이샤와 새로운 에티오피아 품종 티에라였죠. 이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BB팀 내부에서 시리즈의 네이밍에 대한 논의가 오갑니다. 세 번째 시리즈의 경우 ‘옥션'을 통해 구매한 커피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된 미카바 농장의 커피 경험이 좋아서 다음 해에 옥션이 아닌 방식으로 한 번 더 구매를 하게 된 것이었어요.
긴 논의의 결론은 이랬습니다. 옥션 시리즈의 네이밍을 정할 때 구매방식으로서의 ‘옥션'이 근간이 된 것은 맞지만, 실제로 그 워딩을 통해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구매 방식이 아닌 ‘커피의 특별함’이었어요. 우리가 소개하고자 하는 커피가 특별하다면 ‘옥션 시리즈'라는 이름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바라보기로 하였고, 그렇게 세 번째 ‘옥션 시리즈’가 출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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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3 : 미카바 산투아리오 게이샤 & 티에라.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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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게이샤에 대한 반응이 좋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티에라가 더 기억에 남아요. 미카바 농장주 폴 도일이 연구소에서 ‘구출'해낸 이 커피는, 일반적인 커피와는 다른 올리브와 녹차 같은 노트를 보여줬습니다. 게이샤처럼 직관적으로 당기는 향미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커피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채워주기엔 충분했어요.
이 독특한 커피를 마실 BB 고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냐고 폴에게 물었습니다. 잠시 생각에 빠진 폴은 이렇게 답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옥션 시리즈를 준비하며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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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4
나인티플러스 유조 & 루비(2021)
작년에 출시된 네 번째 옥션 시리즈는 나인티플러스의 유조와 루비입니다. 둘 다 게이샤 품종입니다만, 서로 다른 가공방식으로 완전히 다른 커피가 되어버린 나인티플러스의 ‘작품’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원두 패키지를 보면 느낄 수 있듯이, 지난 세 번의 시리즈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디자이너 포터가 옥션 시리즈를 ‘작품'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시리즈부터였죠. 실제 원두들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서 시리즈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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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4 : 나인티플러스 유조 & 루비(2021).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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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를 경험한 고객들 뿐만 아니라 BB팀에도 큰 충격을 주었던 시리즈입니다. 루비는 무산소 발효로 낼 수 있는 향미의 끝판왕을 보여줬지요. 대단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향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유조는 한 단계 더 나아갔어요. 이 커피는 추출하는 시점부터 일반적인 커피와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었거든요.
우선 색깔이 차처럼 연하고 아주 묘합니다. 마셔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유사했어요. 도무지 커피 같지가 않다는 것이었죠. 원두 패키지에 적힌 ‘this is not coffee’라는 카피가 나온 배경입니다.
세 번째 시리즈에서도 가볍게 진행하긴 했지만, 옥션 시리즈를 위한 본격적인 테이스팅 코스를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부터였습니다. ‘커피가 아닌 것 같은 커피'를 소개하는 것이었기에, 바리스타의 가이드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이 코스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베로와 제이스의 고민은 BB레터에 담긴 바 있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회사를 대표하여 하나의 테이스팅 코스를 꾸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베로에게 정말 고생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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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테이스팅 코스를 진행한 바리스타 베로. ©한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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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시리즈 #005
나인티플러스 티그레 & 쿨레(2022)
이제 다섯 번째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옥션 시리즈. 그 주인공은 나인티플러스의 티그레와 쿨레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디자이너 포터는 지난 번 시리즈 이후로 옥션 시리즈의 디자인 방향성을 좀 더 명확히 하게 되었다고 했지요. 바로 커피를 작품으로, 생산자를 아티스트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제가 포터의 설명을 듣고 무릎을 친 것은 이 관점이 단순히 디자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옥션 시리즈라는 상품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옥션 시리즈의 시작은 실제로 ‘옥션'을 통해 특별한 커피를 발굴하는 것이었지만, 4년이란 시간을 보내며 ‘작품으로서의 커피'를 다루는 하나의 장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빈브라더스라는 수집가가 발견한 특별한 커피를 선보이는 방식이 된 것이지요. 이런 관점으로 옥션 시리즈를 바라보면 실제로 옥션으로 구매하느냐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가 않아집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일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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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출시 예정인 옥션 시리즈 #005. ©빈브라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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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에 출시될 다섯 번째 옥션 시리즈를 위해 BB팀은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왜 빈브라더스가 다시 한번 나인티플러스의 커피를 출시하게 되었는지, 특별한 두 커피 티그레와 쿨레를 어떻게 다루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때 가서 자세히 들려드리도록 할게요. 아무쪼록 팀과 고객분들께 즐거운 커피 경험이 되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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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레터에 에필로그를 쓰는 것은 처음인데 이번 글을 쓰며 마음속에 미안한 감정이 들어서 사족을 붙이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4년간의 옥션 시리즈를 돌아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깃들어있더라고요. 기존에 출시하던 제품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선보이는 제품이기에 생두 선정부터 로스팅과 추출, 디자인과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부가적인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늘 백스테이지에서 고생이 많은 물류팀이 옥션 시리즈의 포장과 배송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모습도 떠올랐어요.
그런데 이 레터를 다시 읽어보니 그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거예요. 미안했습니다. 첫 출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어요. 옥션 시리즈에 기여한 팀원들 중에는 BB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떠난 사람들도 있더군요. 다섯 번째 옥션 시리즈를 맡아 진행한 사람으로서 이번 기회를 통해 모두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옥션 시리즈도 잘 부탁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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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가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신기하고, 그렇게 연결된 사람들과 좋아하는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합니다. 반짝이는 대화 속에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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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 오늘 부서 회식에서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가득한 육회를 먹고 고소함 가득한 원두로 내린 아이스 커피를 마셨을 때 새로운 맛이 입안에 감도는 느낌으로 부서원들 모두 즐겁게 이야기 나눴는데 이것도 나름 톤인톤의 페어링이였네요.^^(June)
💌 이전 강배전 커피를 주로 마실 때는 달콤한 디저트가 잘 어울렸었는데, 스페셜티 커피를 접하고 산미가 있는 밝은 커피로 기호가 바뀌면서 디저트 선택이 어려워 진 것 같아요. (...) 예전 김사홍 바리스타께서 그런 얘기를 하셨다고 해요. '매운 김밥과 산미 있는 커피가 잘 어울린다고...' 실제로 매운 김밥과 커피가 잘 어울리더라고요. 이처럼 언제나 다양한 맛의 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Chan)
💌 보는 내내 와.. 여러 가지 면에서 접근하는 모습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아주 이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빈브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요, 빈브 직원들은 하나 같이 모두 예뻐요 열성적이고 본인 일에 애정이 느껴져서 하는 일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모두 다 열정이 느껴져서 너무 너무 이뻐요. 그러니 당연히 친절하게 되고 당연히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일줄 알고 그러니 커피도 맛있고 그러니 저는 빈브를 좋아하고 빈브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쭈욱 사랑할게요!(빈브사)
💌 까눌레를 너무 좋아하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말고 다른 커피 음료에 조합해서 먹어볼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면서 평소에 먹는 까눌레와도 어울리는 조합을 찾아봐야겠어요!(베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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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읽은 메일은 지워주세요. 메일함을 비우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커피 생활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난 BB레터는 빈브라더스 뉴스레터 아카이브에서 언제든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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