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 그리고 좋은 바리스타 되는 법 바리스타 되는 법
#057. 그리고 좋은 바리스타 되는 법 | 2022. 05.18. |
|
|
독자님 안녕하세요, 모모입니다.
“빈브라더스 바리스타 되기 어렵죠?” 입사 후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저도 몰라요… 그런데 한두 번 듣는 질문이 아니다 보니 이쯤 되면 어떻게 바리스타가 되는 건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물론 아님)
오늘은 이 질문에 답해 줄 김지혜 바리스타 리드(이하 썸머)를 찾아갔습니다. |
|
|
종로 결에서 지원 근무 중인 썸머. ©박은실Momo |
|
|
썸머, 바쁜데 시간 내 주셔서 고마워요. ‘BB 바리스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무작정 썸머를 찾아왔어요. 썸머가 하는 일이... 사람을 뽑고 성장시키는 역할. 맞죠?
크는 건 알아서 크는 거고요(웃음), 지켜보는 역할에 가깝죠. 저는 빈브라더스 바리스타팀에서 제이스와 함께 바리스타 리드로 일하고 있어요. 바리스타 채용과 인큐베이팅을 담당하고 바리스타팀의 전체 일정을 조율하죠. |
|
|
1. 바리스타 되는 법
저는 커피 업계를 잘 모르니까, 먼저 ‘바리스타’가 어떻게 되는 건지부터 알고 싶어요.
‘바리스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굉장히 포괄적이에요. 넓게는 ‘바’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바리스타라고 하죠. 국내에서는 카페 일을 하시는 분을 바리스타라고 하기도 하고요.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자격증이 있으면 바리스타로 보기도 해요. 바리스타 1, 2급 시험이나 센서리, 라떼아트 자격증 같은 것도 있긴 하죠. BB 채용 담당자로서 말씀드리면 자격증은 참고만 하는 정도에요. 커피 자격증은 다 민간 자격증이기도 하거든요.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빈브라더스 바리스타로 지원할 수 있어요?
네, 저희는 그런 맥락에서 신입 바리스타도 환영해요. 바에서의 경험도 없고 자격증도 없지만, 이론적으로 탄탄하게 독학해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이 훨씬 빨리 성장해요.
자격증이나 경력이 있다고 해도 개인차가 커요. 어떤 분들은 기초를 정말 잘 다져서 지원하세요. 학원을 잘 만나거나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경우죠. 반대로 아는 것이 독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봐요. 이미 안다는 생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습관들을 고집하며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분들이 있었어요. 못된 것만 배웠다고나 할까(웃음). 예전에는 자격증이 많으면 선입견이 있을 정도였어요.
신입으로 입사해도 기초를 배울 기회가 있나요?
신입으로 들어오시는 분들은 인턴 기간 3개월을 거치는데요. 경력직이 수습 기간 두 달을 보내는 것에 비하면 더 긴 시간이에요. 커피와 바에 관해 천천히 꼼꼼하게 배울 수 있어요. 지금 바리스타팀 중에는 작은 카페나 프랜차이즈에서 2년 이상 근무하셨는데도 잘 배우기 위해 신입으로 지원하신 분들도 있어요. 기본적인 추출 세미나나 로스터리 투어 등 온보딩 세션도 열려요. |
|
|
합정점에서 바리스타 이다(왼쪽)와 테이스팅 중인 썸머.©박은실Momo |
|
|
2. 좋은 바리스타 되는 법
‘바리스타 되기'는 생각보다 장벽이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그렇다면 수많은 바리스타 중에서 ‘좋은 바리스타'는 어떻게 될 수 있는 걸까요?
좋은 바리스타의 기준이라... 그 기준은 회사마다 다르겠네요. “바리스타라면 당연히 브루잉을 잘해야지!” 이런 곳도 있고, “커피는 이탈리아가 최고인데, 에스프레소 음료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지!” 이런 곳도 있고요. 저희는 음료로 카테고리를 나누지는 않아요. BB의 바리스타는 커피를 잘 소개하는 사람이에요. 커피 역량이 곧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이어져야 하죠. BB 바리스타팀은 오랫동안 ‘커피 가이드'로서 존재해 왔고, 이제는 긴 시간 커피로 연결된 커피 커뮤니티와 잘 소통하는 것도 중요해졌어요.
바리스타의 역량이 커피라는 음료를 넘어선다는 접근이 인상적이네요. 그럼 그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내용은 뭔가요? BB가 추구하는 모습이 있는 건가요?
커피로 소통하는 방법은 바리스타마다 달라요. 그 다채로움이 팀의 매력이죠. 어떤 사람은 감정적인 끌림을 만들 수도 있어요. 언어로 잘 풀어내는 분들도 있죠. 맛의 변주를 통해 설명하는 분도 계시고요. 각자의 탁월함을 끌어올려 커피를 소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지금 우리 팀 안에는 그 목표를 향해 성장하려는 바리스타들이 모여 있어요. 각자 가진 부분에서 뾰족해지면서 브루잉을 깊이 파게 된다거나, 환대와 서비스에 두각을 나타내기도 해요. 생두나 소싱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있고, 로스터를 꿈꾸게 되는 사람도 있죠.
사람은 다 다르잖아요. 응대하는 톤도 같을 수 없죠. 그 가능성을 크게 규정하지 않으려고 세부적인 서비스 교육 같은 걸 지양했어요. |
|
|
서비스 교육이라면 어떤 거예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영혼 없는 인사를 한다든지 하는 경우 있잖아요. 어떤 상황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부분을 생략하려고 노력해요. 한 사람이 무언의 압박처럼 크게 인사하면 나머지 직원들이 혼잣말처럼 인사를 하게 되는, 그런 부자연스러운 상황은 피하죠.
그럼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눈 마주치면 인사하는 거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니까. 자연스럽게 고객과 만나는 거예요.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응대 방식이 있다면 팀 내에서 공유한 뒤, 스스로 룰을 정하고 후기를 남겨보는 식으로 발전해가요. |
|
|
3. 채용 과정
썸머 이야기를 들으니까 구체적인 채용 과정이 궁금해져요.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면 유리할까요?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잘한다는 분들이 진짜! 커뮤니케이션을 못해요. 본인이 소통 능력이 좋다고 느낀 건 환경 때문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집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내가 소통을 잘한다고 느끼는 환경이 있어요.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바'와는 완전히 다르죠.
그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알 수 있나요?
저희가 동료를 평가하는 기준이 있는데요. 커뮤니케이션, 프로페셔널, 팀워크, 매니지먼트, 리더십. 이렇게 다섯 가지 기준으로 평가해요. 채용할 때 이 과제를 똑같이 내죠. 바리스타로서 이 다섯 가지 기준이 어떤 의미인지 유추하고 자신을 평가해서 점수를 매겨 달라고 요청해요.
와, 어렵다(웃음). 점수를 높게 줘도 낮게 줘도 불리할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시작이 반이니까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50점을 썼습니다.’ 이런 분도 있었어요. 점수에 의미를 둔다기보다 사례 중심으로 많이 여쭤봐요. 면접 때 커피 얘기보다 사람 자체에 관한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누죠. 살아온 이야기 있잖아요. 이전의 전공이나 직업을 선택한 계기라든가 친구들 무리에서 어떤 캐릭터인지 같은...
정답이 없는 질문들이네요. 과제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채용 과정이 꽤 길겠어요.
보통 서류-과제-면접을 거치는데요.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요. 빈브라더스 매장을 방문하고 느낀 점을 쓰는 과제를 드리는데, 이런 내용을 서류에 이미 충분히 보내시는 분들도 있죠. 그럴 땐 바로 면접을 잡기도 해요. 서류가 좋아서 과제 안내 겸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 태도가 안 좋아서 마음을 접은 경우도 있고요.
암묵적 1차 전화 인터뷰네요. 다들 전화 잘 받으셔야겠어요. 바리스타팀 입사 경쟁률이 세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일단 제가 다른 회사 경쟁률을 잘 모르고요(웃음). 합격 기준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 중에서 뽑혔는가도 중요하겠죠. 채용의 퀄리티라고도 보는데요. 지원이 많이 몰려도 저희가 찾는 분들이 없을 때도 있고, 지원이 적은 기간에 보물 같은 분을 찾을 때도 있어서 경쟁률이 무의미해요. 보통은 새해 전이나 학기 시작 전처럼 뭔가를 시작하고 전환하려는 기간이 채용 성수기이긴 해요. |
|
|
4. 바리스타 썸머
듣다 보니 썸머는 어떻게 바리스타가 되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저는 원래 공대 다니다가 재무 경영을 더 공부하고 증권사에서 좀비처럼 인턴을 하던 학생이었어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커피 회사에 입사해야겠다는 꿈을 꿨죠. 커피는 하루에 열 잔도 마셨으니까요. 어느 회사에 들어갈까 하다가, 커피는...? 커피는... 맥심. 동서식품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자소서 한 줄을 넣기 위해서 빈브라더스의 전신인 ‘에이블 스퀘어’ 카페에서 알바를 했죠. 그때 좋은 바리스타분들 곁에서 생활하면서 이 일의 매력을 느꼈던 거 같아요. 바리스타분들께 여러 가지 질문을 많이 해보고, 바리스타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죠. 사실 스타벅스도 붙었었는데... 그때 갔어야 했나?(웃음) |
|
|
"썸머의 과거 사진이 궁금해요"라는 말에 도착한 사진들. ©김지혜Summer |
|
|
그럼 채용에는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어요?
처음 빈브라더스 바리스타가 됐을 때 사실 지금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첫 오프라인 스테이지인 합정점을 오픈할 때는 경험 있는 바리스타분들로 채워지다 보니 각자 개성이 강해서 자주 신경전이 오갔어요. 저는 속사정을 잘 모르는 신입이라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어떻게 이 시기를 보낼까 하다가 결국 독학을 했어요.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 닥치는 대로 찾아본 것 같아요. 구글링은 기본이고 책도 읽고 괜히 자격증도 따 보고. 당시에 있었던 로스터 제임스에게도 많이 물어 보고요.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숨통이 조금 트였을 때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요. 합정점에 순환 근무를 갔다가 새로 입사한 바리스타분들을 만났는데, 분위기가 이상했어요. 특정 바리스타 마음에 든 친구들은 여러 포지션에서 배우면서 성장하고 있고, 소위 라인을 타지 못한 친구들은 주문 받거나 설거지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들고 일어났어요.(웃음) 문제 제기를 하고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짜게 됐죠. 교육을 이어가다 보니 채용과 이어져야 연속성이 생기겠더라고요. 그래서 거기도 손을 대고. 그렇게 지금 채용과 인큐베이팅 모두를 맡게 되었네요. |
|
|
썸머야말로 '좋은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노력으로 지금 여기까지 온 거군요. 오늘 인터뷰 감사해요. 지금 한창 바리스타 채용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구독자분들 중에도 망설이고 계시거나, 지인을 추천하고 싶은 분들이 계실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빈브라더스는 어떤 바리스타상을 찾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겸손한 태도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태도가 있어야 함께 공부하며 성장할 수 있어요. 저도 여전히 커피에 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대개 3-4년 정도 일하면 뭔가 될 거로 생각하죠. 저도 처음에 그랬거든요. 막상 3-4년 경력이 쌓이면 커피가 뭐지 싶어요. 커피의 세계는 내가 보는 것보다 훨씬 넓죠. 새로운 가공 방식도 계속 나오고, 트렌드도 생기고요.
그리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요. 결국 바는 팀워크로 돌아가는 곳이에요. 팀원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지가 정말 중요해요. 우리는 함께 해야 더 많은 것을 잘 할 수 있어요. 나를 넘어서서 팀에 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
인터뷰를 마칠 때가 되니 ‘함께 일하고 싶은 겸손한 사람’을 찾는 건 정말 선물 같은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오늘 인터뷰가 그 기회가 되면 좋겠네요. 긴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저도 감사드려요. |
|
|
선물 같은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박은실Momo |
|
|
−
김지혜 Summer, 바리스타팀 리드
호방하게 직진하는 실행파. 빈브라더스의 8년차 바리스타로 제이스와 함께 바리스타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
박은실 Momo, 뉴스레터 에디터
함께하기, 재미있게 하기, 의미 있게 하기. 세 가지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
|
|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 폴의 메시지가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았어요. 그리고 다섯 번의 옥션 시리즈를 통해, 커피를 작품으로 생산자를 아티스트로 바라보기로 하신 포터의 아이디어가 더 이해가 되고 빛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고가의 원두를 마시게 될 땐 자주 오랫동안 누리고 싶다는 생각보단, 이 한 잔을 온전히 충분히 잘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꼭 미술관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것처럼요. (익명)
💌 저는 취미로 커피를 시작해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맛보며 지냈습니다. 사실 커피가 가장 재미있었던 건, 역설적으로 스페셜티 시장 바로 직전까지였습니다. 오히려 스페셜티의 시대가 열리며 많은 지식과 정보는 오가되 너무 많은 정보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느 순간부터 커피 업체들이 특별한 커피를 소개한다는 명목 뒤에 숨어 자기 업체들을 소개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많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다 오늘 글을 읽고 뭔가 커피 공부하며 정말 특별한 커피를 소개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김군)
💌 요즘 온라인에서 보면 퍼스널 브랜딩이다 뭐다 해서 많은 분들이 준비 중인데 브랜딩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중의 절반은 이게 진정한 브랜딩인지 그냥 유명해지고 싶은 건지 아니면 돈 벌고 싶은 건지 자기 자랑인지... (결국은 결과물로 판단되겠지만) 간혹가다 전달하고자 하는 건 없고 그저 보이는 부분만 신경 쓰고 그럴싸한 말들로 포장만 하고 유행 따라가기 바쁜 빈 수레 같아서 이런 부분들이 너무 아쉽고 보기 지쳤는데(특히 식음료 분야에서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ㅜㅜ) 빈브라더스의 히스토리를 보면서 오늘은 마치 저의 일처럼 기분이 좋고 뭔가 뿌듯하네요.(가리봉물망초)
💌 작품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맛있는 커피의 한잔의 요소가 품종과 가공 방식, 추출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품종을 제외하곤 다 사람이 하는 일이죠. 맛있는 커피 한 잔 제공 하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고 보입니다. 에필로그에 적은 글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노력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죠. 그렇기에 좋은 커피, 맛있는 커피는 그 모든 이들이 같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Chan) |
|
|
🖤 다 읽은 메일은 지워주세요. 메일함을 비우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커피 생활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난 BB레터는 빈브라더스 뉴스레터 아카이브에서 언제든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오늘 BB레터는 독자님의 소중한 피드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재전송되었습니다. 피드백 버튼 링크 오류로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
|
|
BB NEWS
함께할 동료를 찾습니다!
탁월한 커피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분을 모십니다. 생각나는 분이 있다면 링크를 전해주세요.
|
|
|
|